[블로그 사용 예시] 일본 3박 4일 — 전철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는 순서
환승에서 개찰구를 왜 나가는지, IC카드에 얼마를 넣을지, 출구 번호를 언제 확인해야 하는지. 3박 4일 동안 전철에서 겪은 순서 그대로 정리했습니다. 캐리의 일본여행 스티커를 여행 후기에 어떻게 배치하는지 보여주는 예시 글입니다.
![[블로그 사용 예시] 일본 3박 4일 — 전철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는 순서](/media/import/series-cari-03-cover-w1.webp)
일본 여행 계획을 짤 때는 늘 갈 곳부터 정했습니다. 어디를 보고, 뭘 먹고, 어디서 잘지. 그런데 다녀와서 사진을 정리하면 이동하는 사진이 제일 많았어요.
첫 여행 때는 하루에 두 시간 가까이를 역에서 썼습니다. 길을 잃은 것도 아니고 사고가 난 것도 아닙니다. 환승 통로에서, 충전기 앞에서, 출구 계단 앞에서 조금씩 멈춰 섰을 뿐이에요. 그 조각들이 모여 반나절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그 시간을 줄여보려고 갔습니다. 3박 4일 동안 전철에서 겪은 순서 그대로 남겨둡니다.

환승이 어려운 건 노선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일본 전철이 복잡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갔는데, 실제로 헤맨 이유는 노선 수가 아니었습니다. 운영 회사가 여러 개라서였어요.
JR이 있고, 지하철이 있고, 사철이 따로 있습니다. 지도에서는 같은 역 이름 하나로 보이는데 안에서는 회사가 나뉩니다. 회사가 바뀌는 환승에서는 개찰구를 한 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이걸 모르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개찰구 앞에 서서 "여기로 나가면 다시 돈을 내는 거 아닌가" 하고 30초를 고민하는 겁니다. 그 30초가 하루에 열 번쯤 반복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같은 회사 안에서의 환승 → 개찰구를 나가지 않는다
- 회사가 바뀌는 환승 → 나갔다가 다시 들어간다. 이게 정상이다
- 표지판은 노선 이름보다 색과 알파벳 기호를 보는 게 빠르다
그리고 길찾기 앱이 알려주는 환승 시간은 대체로 걷는 시간입니다. 개찰구를 통과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간은 넉넉하게 안 잡혀 있어요. 회사가 바뀌는 환승이라면 5분 정도를 더 얹어두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도착하자마자 IC카드부터 충전했습니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한 일은 교통카드 충전이었습니다.
IC카드는 우리 교통카드와 쓰임이 거의 같습니다. 전철과 버스는 물론이고 편의점, 자판기, 코인로커까지 이 카드 하나로 됩니다. 회사가 달라도 카드는 그대로 통해요. 앞에서 말한 "회사가 여러 개" 문제가 결제에서는 사라집니다.
충전기 앞에서 알아두면 좋은 것들입니다.
- 화면 어딘가에 English 버튼이 있습니다. 먼저 누르고 시작하면 편합니다
- 기계마다 받는 지폐가 다릅니다. 1000엔권은 대체로 되고, 큰 지폐는 안 되는 기계가 있습니다
- 충전은 정해진 금액 단위로만 됩니다. 1000엔, 2000엔, 3000엔 식이에요
처음에 얼마를 넣을지 고민했는데, 이동이 많은 날 기준으로 3000엔 정도가 적당했습니다. 전철만 타면 남는데, 편의점과 자판기까지 이 카드로 쓰게 되니까 생각보다 빨리 줄어듭니다.
잔액이 모자라면 개찰구가 안 열립니다. 이때 뒤로 줄이 서니까 마음이 급해지는데, 옆에 있는 정산기에서 부족한 만큼만 넣으면 됩니다. 당황할 일은 아니에요. 저는 셋째 날 아침에 한 번 겪었습니다.

출구 번호를 모르면 지상에서 다시 헤맵니다
개찰구를 나왔다고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일 많이 헤맨 곳이 여기예요.
큰 역은 출구가 수십 개입니다. 번호를 모르고 아무 데로나 올라가면, 지상에서 방향을 확인하고 다시 지하로 내려가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이 왕복이 10분입니다. 짐이 있으면 더 걸려요.
그래서 이번에는 순서를 하나 바꿨습니다. 역에 도착하기 전에 출구 번호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길찾기 앱은 목적지를 찍으면 몇 번 출구로 나가라는 안내를 같이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철을 타고 가는 동안 그 번호만 메모해 두면 됩니다. 내려서 표지판을 보고 판단하는 것과, 알고 내려서 번호만 따라가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지하 통로에서는 신호가 약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개찰구 근처 구내 안내도를 사진으로 한 장 찍어두면 도움이 됩니다.

편의점은 끼니가 아니라 일정의 일부였습니다
일본 여행에서 편의점은 "밥 못 먹었을 때 가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일정 안에 들어 있는 장소였어요.
아침 일찍 움직이는 날에는 전날 밤에 미리 사뒀습니다. 주먹밥 하나와 차 한 병이면 호텔에서 나가는 시간이 20분은 빨라집니다. 아침을 사러 나가는 시간, 고르는 시간, 계산하는 시간이 통째로 사라지니까요.
계산은 IC카드로 했습니다. 동전을 세지 않아도 되는 게 생각보다 큽니다. 일본은 동전 단위가 많아서 계산대에서 지갑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은근히 길거든요.
그 외에 편의점에서 해결한 것들입니다.
- 뜨거운 물이 필요한 컵 종류는 그 자리에서 받아서 나옵니다
- 화장실이 있는 지점이 많아 이동 중에 요긴합니다
- 우산, 충전 케이블처럼 잊고 온 물건도 대체로 있습니다

자판기는 여름 일정의 체력 관리였습니다
길마다 자판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한여름에 걷다 보니 이게 체력 관리 도구더군요.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게 있습니다. 자판기 하나에 차가운 음료와 따뜻한 음료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버튼 아래 파란 표시는 차가운 것, 빨간 표시는 따뜻한 것입니다. 겨울에 따뜻한 캔커피를 뽑아 주머니에 넣고 걷는 건 확실히 좋았습니다.
여기서도 IC카드가 됩니다. 카드를 대는 자리에 표시가 있어요. 동전을 안 꺼내도 되니까 걷다가 멈추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가격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편의점보다 조금 비싼 정도예요. 관광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가격이 올라가니, 큰 역 근처에서 미리 한 병 사두는 편이 낫습니다.

아침에 라멘을 먹으면 하루가 조용해집니다
마지막 날 아침에 라멘을 먹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들어간 건데, 이게 이번 여행에서 제일 잘한 선택이었어요.
이유는 맛이 아니라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에는 줄이 없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같은 가게 앞에 사람이 늘어섭니다. 여행에서 줄 서는 시간만큼 아까운 게 없는데, 그걸 통째로 피한 셈입니다.
아침 영업을 하는 가게는 대체로 입구에 식권 자판기가 있습니다. 메뉴 사진이 붙어 있는 기계에서 먼저 표를 사고, 자리에 앉아 그 표를 내면 됩니다. 주문할 때 말을 많이 안 해도 되니 언어 부담도 적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제대로 먹으면 점심을 늦출 수 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서 움직이게 되니, 하루 전체가 한 칸씩 조용해집니다.
줄인 건 이동 시간이 아니라 멈춰 선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빠르게 움직인 건 아닙니다. 전철 속도가 달라진 것도 아니고요.
달라진 건 멈춰 서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개찰구 앞에서 고민하던 30초, 충전기 앞에서 화면을 읽던 1분, 출구를 잘못 나와 되돌아가던 10분. 하나하나는 별것 아닌데 사흘이면 반나절이 됩니다.
다음에 가는 분들께 순서만 정리해 드리면 이렇습니다.
- 도착하면 IC카드부터 충전한다 (3000엔 정도)
- 회사가 바뀌는 환승은 시간을 5분 더 잡는다
- 전철에서 내리기 전에 출구 번호를 확인한다
- 아침거리는 전날 밤 편의점에서 산다
- 줄이 긴 집은 아침에 간다
이 다섯 개만 지켜도 하루가 눈에 띄게 여유로워집니다.
이 글에 쓴 스티커는 캐리의 일본여행 시리즈입니다. 환승, IC카드 충전, 출구 찾기, 편의점, 자판기, 아침 라멘까지 여행기에서 자주 쓰게 되는 장면으로 구성했습니다. 여행 후기를 쓸 때 문단 사이에 하나씩 넣으면 긴 글도 쉬어가며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