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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록으로스티커 활용 예시2026년 10월 29일

[블로그 사용 예시] 응원하는 팀에게, 연장까지 본 밤에 쓰는 편지

1회 삼진에 단톡방이 터지고, 5회에 석 점을 내주고, 8회 대타 홈런에 눈물이 나고, 연장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끝까지 본 밤. 응원하는 팀에게 쓰는 편지 한 통에 집관하는 하루를 담았습니다.

[블로그 사용 예시] 응원하는 팀에게, 연장까지 본 밤에 쓰는 편지

거실 불을 끄고 TV만 켜 둔 밤이었습니다. 소파 위에는 응원 수건과 다 식은 치킨 한 상자, 휴대폰에는 같은 팀을 응원하는 친구들 단톡방. 경기가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 잠이 안 와서, 결국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받을 사람은 없고, 받는다 해도 읽을 리 없는 편지입니다. 그래도 가을에는 이런 걸 하나쯤 써 두고 싶어집니다.

이 글은 스티커를 실제 블로그 글에 어떻게 넣을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예시입니다. 특정 팀이나 경기를 가리키지 않습니다.


우리 팀에게.

오늘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어. 퇴근하자마자 뛰어 들어와서 1회 초부터 앉았으니까, 정말 처음부터야. 지금 시계를 보니 자정이 훌쩍 넘었네.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적어 볼게. 나중에 이 가을을 떠올릴 때 오늘이 어떤 하루였는지 잊지 않으려고.

반짝이는 별 사이에서 두 팔을 벌리고 '오늘 폼 미쳤다'를 외치는 베리

1회, 오늘 폼 미쳤다

선발 투수가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는 순간 단톡방이 터졌어. 다들 '오늘 폼 미쳤다'만 연달아 보내더라. 나도 보냈고. 공 하나하나가 포수 미트에 꽂히는 소리가 TV 너머로도 들리는 것 같았어.

사실 오늘은 준비도 완벽했어. 작년 가을에 배운 게 있거든. 경기 시작하고 나서 치킨을 시키면 온 동네가 같은 생각을 해서 배달이 한 시간씩 걸려. 그래서 오늘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미리 주문했어. 경기 시작 삼십 분 전에 도착하게. 응원 수건은 아침에 세탁기에서 꺼내 소파 위에 올려 두고, 휴대폰 충전기는 손 닿는 곳에 꽂아 뒀어. 연장까지 가면 배터리가 버티지 못한다는 것도 작년에 배웠으니까.

솔직히 고백하면, 경기 전에는 조금 불안했어. 지난 경기 끝나고 다들 지쳐 보였고, 해설위원도 체력 이야기를 계속했잖아. 그런데 1회를 보자마자 그런 걱정이 싹 사라졌어. 이런 날이 있지. 시작부터 뭔가 잘될 것 같은 날.

참, 오늘 처음 알게 된 게 하나 있어. 같은 경기를 봐도 보는 방법마다 화면이 몇 초씩 늦게 나온대. TV 중계, 휴대폰 앱, 인터넷 중계가 다 조금씩 달라서, 단톡방에서 친구가 먼저 소리를 지르면 나는 아직 공이 날아가기도 전인 거야. 그래서 3회부터는 단톡방 알림을 꺼 두고 이닝이 끝날 때만 열어 봤어. 다음부터 집에서 볼 때는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고.

양손에 응원 술을 들고 '내가 끝까지 응원해'를 외치는 베리

5회, 그래도 끝까지 응원해

좋은 분위기는 5회에 깨졌어. 볼넷 두 개에 안타 하나, 그리고 큰 타구 하나. 순식간에 석 점을 내줬지. 단톡방이 조용해졌어. 누가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하고 쓰자 한동안 아무도 답을 안 했어.

그때 제일 오래 응원해 온 친구가 '끝까지 응원해' 스티커를 하나 올렸어. 그걸 보고 나도 응원 수건을 다시 집어 들었어. 웃기지? TV 앞에서 수건을 흔든다고 점수가 나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그렇게 하고 나니까 마음이 좀 편해졌어. 응원은 너희를 위해서 하는 거지만, 사실 반쯤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 같아. 지고 있을 때 혼자 화면만 노려보는 것보다, 뭐라도 하면서 기다리는 쪽이 훨씬 견딜 만하거든.

두 눈에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진짜 눈물 난다'고 우는 베리

8회, 진짜 눈물 난다

그리고 8회. 대타로 나온 선수가 초구를 받아쳤을 때,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있었어. 공이 담장 쪽으로 날아가는 2초 동안 아무 소리도 안 냈던 것 같아. 공이 관중석에 떨어지고 나서야 소리를 질렀어. 아랫집에 미안할 정도로.

동점이었어. 단톡방은 다시 폭발했고, 이번에는 다들 '진짜 눈물 난다'를 보냈어. 나는 진짜로 눈물이 났어. 그 선수가 올해 부상 때문에 한참 동안 2군에 있었던 걸 알고 있었거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한테 헬멧을 두드려 맞으며 웃는 얼굴을 보는데, 그냥 그 장면 하나로 오늘 경기를 본 보람이 다 있었어.

팔짱을 끼고 볼을 부풀린 채 '나 살짝 삐졌어'라고 말하는 베리

9회, 나 살짝 삐졌어

근데 9회 말에 그 번트는 정말 이해가 안 됐어. 주자가 있는데 거기서 왜 번트를 댔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어. 결과적으로 점수는 못 냈고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지. 단톡방에서는 감독님 작전을 두고 한참 토론이 벌어졌어. 나도 살짝 삐졌어. 진짜 살짝.

그래도 알아. 우리는 화면 밖에서 결과만 보고 말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모르는 걸 훨씬 많이 알고 결정한다는 거. 선수 컨디션, 상대 투수의 습관, 다음 이닝 계산 같은 것들. 그러니까 이건 그냥 팬으로서의 귀여운 투정이야. 삐진 건 오늘 밤까지만 할게.

졸린 눈을 비비며 'Z' 표시와 함께 '졸리지만 보고 있다'는 베리

연장, 졸리지만 보고 있다

연장에 들어가니 밤 11시가 넘었어. 내일 아침 회의가 있다는 게 자꾸 생각났어. 눈꺼풀이 무거워지는데 채널을 돌릴 수가 없더라. 지금 끄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단톡방 친구들도 하나둘 '졸리지만 보고 있다'를 보내기 시작했어. 아무도 먼저 자러 가지 않았어.

이럴 때 내가 쓰는 방법이 있어. 이닝이 바뀔 때마다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기. 소파에 기대 있으면 바로 잠들 것 같아서, 공수 교대 때마다 부엌까지 걸어갔다 왔어. 연장 몇 이닝 만에 물을 다섯 잔은 마신 것 같아. 덕분에 끝까지 깨어 있긴 했는데, 그다음은 상상에 맡길게.

그리고 연장이 길어질 것 같아서 미리 해 둔 일이 하나 있어. 내일 아침에 입을 옷을 의자에 걸어 두고, 알람을 평소보다 십 분 늦게 하나 더 맞춰 뒀어. 늦게까지 경기를 본 다음 날 아침에 제일 힘든 건 잠이 모자란 것보다 뭘 입을지 고르는 일이더라. 머리가 안 돌아가니까. 그렇게 해 두니까 마음 놓고 마지막 공까지 볼 수 있었어. 팬 노릇도 요령이 생기나 봐.

커다란 하트를 껴안고 '하트 백만 개 보낸다'며 웃는 베리

경기가 끝나고, 하트 백만 개

결과는 여기 안 적을게. 이긴 날이든 진 날이든, 이 편지에서 하고 싶은 말은 같으니까.

올해도 고마웠어. 시즌 내내 퇴근길이 덜 지루했던 건 너희 덕분이야. 오늘 같은 밤이 있어서 다음 주를 버틸 힘이 생기고, 내년 봄을 기다릴 이유가 생겨. 지고 있을 때 끝까지 뛰는 모습, 다쳤다가 돌아온 선수의 웃는 얼굴, 그리고 연장 끝까지 함께 깨어 있던 단톡방 친구들까지. 그걸 다 모아서 하트 백만 개 보낼게.

경기가 끝나고 단톡방에서는 아무도 결과 얘기를 길게 하지 않았어. 대신 각자 오늘 제일 좋았던 장면을 하나씩 올렸어. 누구는 1회 삼진, 누구는 8회 동점 홈런, 누구는 연장에서 몸을 날려 막은 수비. 같은 경기를 봤는데 기억에 남은 장면이 다 달랐어. 그게 이상하게 좋았어. 결과는 하나지만 응원한 밤은 사람 수만큼 있는 거잖아.

다음 경기는 직접 보러 갈 생각이야. 이번에는 응원 수건 말고 유니폼도 챙겨서. 그 이야기는 다음 편지에 쓸게.

너희의 팬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오래 응원하는 일에 대해서는 덕질을 지치지 않고 오래 하는 방법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응원도 결국 내 생활의 속도에 맞춰야 오래갑니다. 오늘 밤처럼 늦게까지 깨어 있었다면, 내일은 조금 일찍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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